본문 바로가기
설계의 밑거름/여행

사람없는 곳만 찾아다닌 제주도 뚜벅이 12일 여행기 4일차(1)_금악오름, 방주교회, 제주도 스타벅스

by 빈쎄 2021. 7. 4.
728x90

오늘도 다 갖다붙인 제목으로 시작..근데 줄일 수가 없다. 왜냐면 고치려면 앞의 글 제목들도 다 고쳐야함...그리고 글 쓰다보니까 조금씩 욕심이 생겨서 이 글로 방문자 수를 쪼꼼 더 올려보고 싶은 생각도 드는데 '인스타 감성 탈출'과 '제주도'와 '뚜벅이'와 '12일 여행기' 모두 사람들이 좀 궁금해하는 키워드일 것 같아서 아무 것도 포기할 수 없다...마치 내 인생같군..결국 다 붙이면 개흔한 블로그 워딩이 완성되는데 이게 또 싫지만은 않은,,,요즘엔 특별하려고 발버둥치는 내 모습에 쪼꼼 질린거 같아서,,,흔한 인간되어보기 프로젝트하는 기분으로 살고 있다. 근데 이 말도 본인의 특별함을 가정하는 인간 같군...

 

어쨌든 4일차 기록 시작!

오늘은 어제 늦게 도착한 새 친구를 위한 '빡센 일정의 날'이었다. 12일 통틀어서 제일 빡셈..그리고 계획이란게 하루 전에 세워진 유일한 날..아 원래 이런거 안되는 인간인데 P친구들한테 좀 배운듯?희희 나도 이제 유동적 인간~

 

 

오늘의 아침

 

일단 가볍게 숙소 근처 스벅에서 아점 때우기..원래 여행가면 프렌차이즈 카페 잘 안 가지만 제주도는 제주도 한정 메뉴가 있으니까..한번은 가봐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먹은 현무암 러스크랑 흑임자 라떼랑..무슨 한라산 라뗀가 뭔가 먹음.

기대한 바로 그 맛보다 좀 더 진한 맛. 저 백련초 선인장은 조금 궁금했지만 새콤한거 싫어해서 안 사먹었다. 현무암 러스크에선 돌맛 남. 초콜렛이 묻어있어서 러스크 부분 "no sugar" 같았음. 대강 딱딱하고 맛없다는 뜻..그치만 새친구가 좋아했으므로 앞에서 말하진 않았다.

나한텐 인프피 친구의 작고 소중한 행복을 박탈할 권리가 없음을 명심 또 명심..

 

금악오름 분화구 가는 길

 

첫 코스는 금악오름. 올라가는데 20분?정도밖에 안걸려서 힘들진 않은데 날이 좀 흐려서 굉장히 습했다. 마스크 쓰고 올라가는데 찝찝했음..근데 또 나름 흐린 날만의 멋이 있긴 하더라! 오름이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지형이라 그 자체만으로 이세계..에 다다른 느낌이 있는데 안개가 그 느낌을 더 해줬다. 

 

분화구 탐사대 같은 느낌

 

새친구는 분화구 물을 꼭 마셔보고 싶었다면서 물통에 열방울 쯤 담아갔다. 그의 비싼 신발은 이미 진흙투성이.. 한번 밀어보고 싶은 욕구 참느라 혼났다 후후

 

나의 거의 유일한 제주도st옷. 좀 더 챙겨올걸!

 

아니 오름 오르는데 사람들이 입은 원피스가 다 너무 예뻐서 놀랐다. 제주도 놀러온다고 산거겠지?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고 싶은 분도 세분쯤 있었음..역시 제주도는 레이스 아님 자연주의 옷인가 보다. 그런거만 눈에 보임..

 

 

https://place.map.kakao.com/25189061

 

금오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산 1-1

place.map.kakao.com

방주교회와 그 친구 방주카페 모음

 

아니 주차장 좀 멀리 치웠음 좋겠다. 내가 기대한 방주교회의 멋들어진 한적함..홀리함..그런거 저 못생긴 차들이 다 깨부셨다. 진자 개싫다..모든 인간들이 자동차만 타고 다니거나 눈에 안보이는 그 스폰지밥 투명 자동차같은거 타게 만들었음 좋겠다. 어휴다 어휴ㅠ

근데 이거 도시설계론에서 배운 그 오브제형 건축물이라서 생긴 문제 아닌가..꼴보기 싫은 것들 한 데 다 모아놓고 숨기는 면이 있어야하는데 오브제형은 네 면 다 중요해서 결국 한 쪽 지면에 치워두는..근데 뭐..교회는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니까 전통적으로 오브제형으로 지어져와서 딱히 문제라고 할 수도 없고..그렇다고 제주도에 현무암 지반 파서 주차장 지을수도 없고..주차장을 걸어서 한 10분 거리에 놓거나 카페 뒤쪽에 놨어야 했다. 으으.

 

지붕 패턴이 매력적이에요~

 

흠 흐린날에도 괜찮다. 요 다음에 갈 건물이니 비교해보자면, 안도다다오 건축은 크고 깨끗한 하나의 콘크리트면에 빛이 떨어지는 순간을 포착하는 재미가 있다. 육중하고 거친 콘크리트라는 재료가 햇빛과 그림자로 인해 한 장의 종이처럼 가벼워보이는 그 장면에 사람들이 매료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처럼 구름이 많은 날에는 사람 사는 곳 같지가 않아보인다는 것..차갑고 무거워보일 뿐ㅠ

그런데 이제 이타미 준 건물은 비교적 세밀한 요소들을 추가한 편이라 날씨의 영향을 덜 받는 듯 보였다. 건물 자체가 가진 리듬감이 있다고 해야하나. 지붕의 삼각형 패턴이 흐린 날의 구름과도 잘 어울렸다. 녹아들어가는 것 같다.

방주를 모티프로 삼은 게 이 입면에서 확 드러나요~

 

 이 면의 저 작은 아치형 창문이 '방주'의 이미지를 살리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 같다. 주변 인공 연못도. 옆면에서는 저 옅은 청록색의 불투명한 유리가 살짝 마음에 안들었는데, 이렇게 보니까 잘 쓴것 같기도 하고..

지붕은 일자로 쭉 뻗어있는 게 아니라 살짝 v자로 굽어있는데, 그게 구조적으로도 더 안정감 있고 요 앞면에서 봤을 때 앞으로 전진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드는 것 같기두..하구..모르겠다

 

하 내부가 진짜 정갈..

 

https://place.map.kakao.com/27004813

 

방주교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762번길 113 (안덕면 상천리 427)

place.map.kakao.com

역시 내부도 좋다. 저 불투명 유리를 통과해서 부드럽게 퍼지는 빛이나, 흐린 날임에도 불구하고 작은 아치형 창문을 통해 보이는 하늘은 교회 건축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정갈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앞에 놓여진 인공 연못과 조경도 낮은 유리창을 통해 적당히 보이는 것도 좋다. 물에 떠있는 기분이다. 이런 효과를 내는데 촌스러워보이지 않다니. 나무도 가벼워보이는 목재가 아니라 무겁고 내리누르는 듯한 색감의 목재를 선택해서 방주에 들어와있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끌어내는 듯하다. 

앞에 아무 건물도 없는 것도 좋음..후후...이런 장소에 설계를 맡을 수 있는 것도 큰 복인 듯..

글이 생각보다 넘 길어져서 반으로 나눠야겠다.

 

끝!

728x90

댓글